박물관 미술관 전시2021. 1. 27. 19:32

2021년 1월 18일 (방문) 

 

 

 

오늘 소개할 박물관은 브뤼셀 Laeken에 있는

브뤼셀 디자인 박물관(Design Museum Brussels)입니다.

 

정확한 명칭은 Art&Design Atomium Museum으로 

줄여서 ADAM이라고 부릅니다. 

 

디자인 박물관이라는 이름만 봐서는

안에 뭐가 있을지 전혀 감이 안 잡히네요

디자인은 어디에나 적용될 수 있는 거니까요. 

어쨌든 멋진 디자인들을 많이 볼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됩니다.

 

 

디자인 박물관 가는 길

날씨가 참 꾸리꾸리 하네요.

아토미움에 거의 도착

쭉쭉 달리다 보니 아토미움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브뤼셀의 유명 관광지로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곳이에요.

 

아토미움

 

근처에는 벨기에 왕족이 사는 왕궁도 있고, 

왕실 정원, 식물원, 아토미움, 라이켄 공원, 미니 유럽 테마파크,

축구경기장, 브뤼셀 엑스포, 영화관, 천문관 등등 다양한 게 있습니다.

 

디자인 박물관 위치

 

디자인 박물관은 아토미움 바로 옆에 있습니다. 

 

어째 풍경이 꼭 토네이도가 휩쓸고 간 것처럼 생겼습니다만

멀쩡할 때는 정말 예쁜 곳이에요...

 

디자인 박물관과 한 건물을 공유하는 트레이드 마트
디자인 박물관 입구

디자인 박물관이라는 이름답게 범상치 않은 입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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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

뭔가 영화관에 온 느낌입니다.

입구에 열 감지기도 있는 최첨단 박물관이네요.

 

입장료는 성인 10유로, 특별전시는 8유로,

학생 및 연장자는 8유로, 특별전시는 6유로입니다. 

 

 

표를 끊으면서 직원분이 

'어디에도 앉아선 안되고, 무엇도 만져서는 안 된다'라고

거듭 강조를 하셨습니다.

 

당연한 얘기이긴 하지만,

정말 특이하다고 생각했죠. 

너무 당연한 얘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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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프트 샵

이 박물관은 들어가자마자 기프트샵이 바로 보이네요. 

보통은 동선상 제일 마지막에 나오는 길에 구경하지만

이번에는 동행을 기다리는 동안 기프트 샵을 먼저 보게 되었습니다.

 

보통 기프트샵을 보면 그 박물관의 유명 작품들을 다 볼 수가 있죠.

여기는 참 특이하게도 예쁘고 귀여운 굿즈가 많기는 한데

무슨 전시를 하는 곳인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딱 한 가지, 의자가 이 박물관의 마스코트인 것 같습니다. 

 

 


 

 

 

메인 전시관의 제목이 플라스틱 디자인 컬렉션입니다.

여긴 플라스틱 디자인 박물관이었던 것입니다. 

 


플라스틱 디자인 전시관은
1950년대 우리의 가정과 도시환경을 바꾸어놓았던
다양한 플라스틱 디자인의 작품을 보여줍니다. 



많은 실험과 연구는 플라스틱을 미래의 물질로 바꿔주었고,
플라스틱은 경제적 호황기를 누리던 당시 
미디어가 만든 진보와 발전, 공상과학 이미지를 대표했습니다.


1960년대 말에는, 젊은 건축가, 디자이너, 예술가들이
정치적, 사회적 운동을 위한 창작물에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1973년에는, 석유위기로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며
플라스틱의 역할도 바뀌기 시작했고
1980년 이후로는 컴퓨터, 3D 프린팅, 디지털 기술의 영향을 많이 받기 시작합니다. 
현대에는 생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재활용되었거나, 재활용 가능한,
혹은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의 사용이 장려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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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플라스틱으로 가득합니다.

 

전시장은 거대한 홀로 되어있고 전시품들이 이리저리 있다 보니 

정해진 동선 없이 밟히는 대로 다니며 봤습니다.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왜 직원이 그렇게 '어디에도 앉지 말라'라고 강조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온갖 의자가 가득한 전시장이라니... 

진짜 엄청나게 앉아보고 싶은 충동이 들더라고요. 

 

저 둥근 의자는 앉으면 어떤 느낌일까? 

직접 이 유혹을 겪어보지 않고 사진만으로 본다면

아마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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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있던 제 소감은

마치 1960년대, 혹은 미래의 이케아(IKEA)에 온 느낌이었습니다.

플라스틱 이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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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는 공상과학이 꽃을 피우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영화로는 '2001 A Space Odyssey(1968)'가 있죠.

 

세련되고 미래적인 우주시대의 이미지는 

디자인계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TV, 의자, 여러 가정용품 및 가구 등

실생활의 곳곳에서 공상과학 디자인이 적용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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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예술작품들, 1960년대 당시 대표 예술가로는 팝아티스트 Andy Warhol, Tom Wesselmann 등이 있습니다.

 

플라스틱 디자인 전시관에서 반복되며 언급되던 시기는 1960년대였습니다.

플라스틱 활용이 가장 꽃 피우던 시기죠.

 

1973년의 석유파동 이후에 플라스틱은

오염, 비싼 가격, 인조적인 효과, 괴상함의 상징이 되었고,

사람들은 이보다는 고귀한 재료를 찾기 시작했죠.

 

왜 하필 이곳에 플라스틱 디자인 전시관이 있는 것일까? 고민해봤는데

사실 아토미움 자체가 1958년도 세계엑스포를 위해 지어진 곳입니다.

그러니 아마 당시에 핫하던 플라스틱 디자인 수집품들이 이곳에 모인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실제로 조사해보니 아토미움이 플라스틱 컬렉션을 얻은 후에 이 박물관이 지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니 아토미움의 부속박물관인 셈이네요. 

 

 

 

이렇게 복도를 지나 다음 전시관으로 이동하게 되어있는데, 

사람도 없고 폐쇄된 공간이다 보니 음산한 분위기가 납니다.  

 

소리와 함께 보세요

 

계속 SF레퍼런스를 보다 와서 그런지 정말 SF영화에 나오는 장소같이 생겼네요.

화장실을 가려고 했는데 문 앞에 여자 마네킹 덕분에 여기가 여자화장실이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전시장 맞은편에는 거대한 창고가 있었는데

거기엔 정말 수많은 플라스틱 물품들이 쌓여있었습니다. 

'과연 내가 본 전시품이 가치가 있는 것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화장실에 한 명씩만 들어가라는 문구인데,

남자와 여자를 합쳐놓은 아이콘이 독특해서 찍었습니다. 

오늘의 베스트 디자인 상을 수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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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전시관에는 이런 것들이 있었습니다.

이것들도 전부 플라스틱 종류를 사용하여 만든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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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대한 비닐은 'Standing Stone'이라는 작품입니다.

청동기시대부터 인류가 해오던 돌탑 쌓기나 고인돌 같은 거에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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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전시관은

벨기에 디자인 전시관이었어요.

여러 세계적인 엑스포에서 선보인 벨기에 디자인 작품이 모여있었습니다.

 

그 외에 코로나 특별 전시관이 하나 더 있어서 

어떤 영상을 상영해주고 있었습니다. (사진 x)

 

 

이건 벨기에 전시장에 있던 설명글인데

폰트가 특이해서 찍어봤습니다.

 

유독 g만 8처럼 보이게 만들어놨어요. 

j도 꼭 긴 i처럼 생겼고요.

 

 

 


 

 

이상 박물관 관람을 마쳤습니다.

물론 위에 제가 보여드린 것 외에도 수많은 전시품이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감상을 말하자면

60년대 이케아에 온 느낌이었고요..

(1960년 혹은 2060년?)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부분은

각 디자인들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이 있었으면 재미있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이건 왜 이렇게 생겼고 왜 저렇게 디자인했는지 등.

아마 매번 전시품을 바꾸기 때문에 (창고에 쌓인 수많은 수집품을 볼 때...)

각 전시품에 대한 상세 설명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혹은 간단하게 생각해서 그런 설명이 필요가 없이 그저 그렇게 생긴 것들일 수도 있고요.

 

적어도 각 디자인에 얽힌 스토리텔링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그리고 크지 않은 돈일지라도 입장료를 내고 보는 입장이라면 

좀 돈이 아까울 법한 전시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전시 자체는 굉장히 잘 이루어져 있었지만,

전시 내용이 전부 플라스틱이니까요.

박물관이 언급했듯이, 현재 플라스틱에 대한 인식은

속된 말로 '싸구려'에 가까우니까요. 

(만약 박물관 이름이 플라스틱 디자인 박물관이라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보러올까요?)

그리고 일상에서도 너무나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기도 하고요. 

아마 시간이 흘러 가까운 미래에는 

이 박물관이 꽤나 가치를 지니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얼마든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박물관이라고 생각됩니다.

 

어쨌거나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이상 '브뤼셀 디자인 박물관'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BeY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