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미술관 전시2021. 3. 12. 02:05

이번에 소개할 곳은 할레 게이트 박물관입니다.

프랑스어로는 Porte de Hal, 영어로는 Halle gate, 네덜란드어로는 Halleport라고 불립니다.

 

할레 게이트는 1381년에 지어진 성문으로 당시 건설된 2차 브뤼셀 방어벽의 일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도시에 인구가 많아지며 1차 성벽 안에서 살기에는 좁아졌던 탓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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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에서 이 문으로 나가면 Halle 지방으로 향하게 됩니다.

브뤼셀 구시가지 남쪽에 위치해 있으니 우리나라로 치면 남대문쯤 되겠네요. 

 

1612년 할레게이트
1786년 할레게이트

 

원래의 할레 게이트는 위의 모습처럼 생겼었는데,

19세기 들어와 건물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당시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중세시대에 대한 판타지가 반영되어 지금의 모습과 같이 되었습니다. 

 

19세기 할레게이트

이 성문은 1847년 벨기에 왕립박물관이 되었습니다. 건물의 외관의 현대화는 1868년부터 1871년까지 3년간 진행되었죠. 이때 네오고딕 스타일로 바뀌었습니다. 

 

할레 게이트 주변에는 공원이 조성되어있고, 공원에서도 중세시대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지하철 역도 있고, 브뤼셀 구시가지의 가장 긴 길 Rue Haute를 따라가며 여러 볼거리를 볼 수 있습니다. 

이 거리는 대화가 브뤼겔의 출신지로도 유명하죠. 

 

위 그림에는 중세시대 브뤼셀의 모습이 상세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당시 도시 성벽과 성문이 잘 보입니다. 할레 게이트도 이의 일부였죠. 

 

 

박물관은 할레 게이트의 시점에서 브뤼셀의 역사를 잘 설명해줍니다. 당시에 브뤼셀의 모습이 어땠는지 성문은 왜 지어졌는지 등 

 

 위 사진의 노란 선이 1차 성벽을 나타내고, 빨간 선이 2차 성벽을 나타냅니다. 이게 오각형처럼 생겨 브뤼셀 펜타곤이라고 부르는데, 현대의 브뤼셀 지도를 봐도 이 오각형은 뚜렷이 남아있습니다. 1차 성벽의 잔해는 위 지도에 나타난 세 장소에서 볼 수 있죠. 

 

위 지도에는 할레 게이트를 포함한 여러 브뤼셀 성문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각 문은 그 문이 향하는 지역의 이름을 본뜬 것을 볼 수 있습니다. (Laeken, Schaerbeek, Flandre, Anderlecht, Namur, Louvain, Hal, Rivage 등)

 

중세시대 당시 사람들이 입던 갑옷이나 무기 등 여러 물건들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갑옷의 사이즈로 짐작컨데, 당시 사람들의 키가 그리 크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 갑옷들을 본 결과 160-170cm 정도로 생각됩니다. 

 

 

전시관은 총 3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층에는 주로 성문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위에 적은 것 외에도 성이 감옥으로 쓰일 당시 사용되던 도구들이나, 성의 요새화 전략 등 여러 전시물이 있었습니다. 한 층만 보더라도 설명이 꽤나 상세하게 써진 편이라, 보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네요. 

 

2층에는 대화가 브뤼겔의 특별전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브뤼헐, 브뢰겔 등 여러 방식으로 발음되기도 하는데, 전 브뤼겔이 편하네요. 

 

여기에는 브뤼겔이 살던 시대의 사회 문화 정치적인 배경을 잘 설명해놓았습니다. 여러 재밌는 전시들이 있었는데, 할레 게이트와는 큰 상관은 없으므로 몇 가지 흥미로웠던 것들만 짚고 빠르게 넘어가겠습니다. 

 

위 지도는 1566년 당시 벨기에-네덜란드의 17 지방을 나타 냅니다. 각 지방이 하나의 공국 혹은 백국이였죠. 이때는 위 모든 지역이 신성로마제국의 일부였던 때인데 후에 스페인(신성로마제국)에 맞서 싸우며 위쪽 지방은 네덜란드로 독립하게 되죠. 아랫지방은 아쉽게도 계속 스페인의 지배하에 남아있게 됩니다. 

 

성자와 성모의 목이 잘린 피에타 상입니다. 1500년대에는 종교개혁이 시작되고 성상파괴 운동이 진행되며 벨기에 지역의 많은 성당이 이러한 테러(?)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2층의 피날레는 VR 체험이 장식했습니다. 입장할 때 나누어준 눈마스크(?)를 쓰고 VR을 감상했습니다. 일반적인 박물관들은 코로나로 VR서비스를 모두 멈춘 상태인데, 여기는 시간당 관람객을 8명만 받고, 스태프들이 자주 잘 소독해서 그런지 계속 운영하더군요. 

 

VR을 통해서 중세시대의 모습을 보다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3층에서도 브뤼겔의 전시가 주욱 이어졌습니다. 

여기도 여러 종류의 전시물이 있었고, 또 다른 VR체험이 있었습니다. 

전시내용은 워낙 여러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여기에 쓰기에는 너무 양이 길어질 것 같아 생략하겠습니다 :D 

 

 

너희 아버지는 지금 다른 세계에 계시단다. 

 

 

3층까지 전시관의 관람을 마쳤으니, 이제 이 박물관의 클라이맥스인 파노라마를 보러 옥상으로 올라갑니다.

 

 

옥상에서는 이렇게 타워를 바로 코 앞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지붕과 창문이 아주 예쁘네요. 

 

 

전망을 볼 수 있는 망원경도 있는데... 벽을 향해있습니다. 이게 뭔가 싶겠지만, 사실 이것도 VR입니다. 

망원경에 눈을 대고 보면 중세시대의 브뤼셀 전경이 보입니다...!

 

제대로 찍지는 못했지만, 이걸로 길을 내려다보면 옛날 사람들이 길을 걷는 것도 보이고 아주 재밌습니다. 

 

 

이곳에서는 브뤼셀 외각지역으로 이어지는 길을 볼 수가 있습니다. 

 

 

성의 둘레를 한 바퀴 돌며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 

 

 

 

 

또 한 번 더 올라가면, 작은 상영관도 있는데, 여러 의자와 작은 바 등이 있는 걸로 봐서는 평소에 특별 이벤트나 공연, 축제 같은 것이 이뤄지는 곳인 것 같습니다. 또 박물관 화장실도 이 꼭대기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충분히 경치를 감상한 후에 다시 맨 아래층으로 내려와 기프트샵을 구경을 합니다. 저는 비교적 천천히 봐서 약 2시간 반 정도 본 것 같습니다. 

 

 

이상 브뤼셀의 남대문, 할레 게이트였습니다. 

 

브뤼셀 가이드 투어 할 때(3시간 코스) 이 성을 시작점으로 잡기도 하는데, 확실히 브뤼셀을 관광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이 박물관에 들러서 중세시대 역사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고, 파노라마 구경도 하면 나쁘지 않겠네요. 

 

브뤼셀을 여행하시는 분들 중 길게 머무시거나, 오래된 성이나 중세시대에 관심이 있는 분께는 추천드리고요, 그 외에 분이라면 외관만 보고 가시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오디오가이드는 영어도 제공하는데, 적힌 설명은 대부분 프랑스어랑 네덜란드어로 써있었습니다. 일부 영어로 적혀있기도 했구요. 또 박물관은 특이하게도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에만 문을 엽니다. (2021년 3월 기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BeY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