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플라스(Grand Place)는 브뤼셀 가장 중심에 위치한 광장으로

벨기에 여행 시 필수 코스이자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1년 2월 비오는 날의 그랑프라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으로 알려져 있고,

1998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습니다.

 

그랑플라스는 멋진 고딕 양식의 건물과 우아한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로 둘러싸여 있는데,

가장 큰 두 건물인 시청사와 그 건너편에 있는 왕의 집은 고딕 양식으로 지어졌고,

그 외의 건물들은 주로 길드하우스로 모두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져 있습니다. 

 

 

1. 브뤼셀 시청 

 

2018년도 그랑플라스 브뤼셀 시청사

 

그랑플라스의 가장 대표적인 건물인 브뤼셀 시청사는 

1400년도 전반기(1401-1455)에 지어진 고딕 양식 건물입니다.

 

브뤼셀 시청사 타워

첨탑의 높이는 무려 96m나 되는데, 

그 꼭대기에는 브뤼셀의 수호성인인 미가엘(Saint-Michael)이 용으로 묘사된 악마를 밟고 있습니다.  

너무 높이 있어서 크기가 실감이 잘 안 나지만, 조각상의 크기가 무려 5m나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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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시립박물관 내부에 전시된 미가엘 조각상 원본

 

동상을 가까이서 보면 이런 느낌이죠... 상당히 압도적입니다. 

 

브뤼셀 시청사 정면

 

브뤼셀 시청은 비대칭하기로도 유명합니다. (자세히 보세요.)

때문에 이 건물을 지은 건축가가 꼭대기에서 떨어져서 자살을 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내부에는 고딕홀을 비롯한 여러 홀과 갤러리, 집무실 등이 있습니다.

홀에서는 결혼식,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기도 하죠.

내부가 궁금하신 분은 www.brussels.be/city-hall 에서 가상 방문이 가능합니다. 

 

2. 왕의 집(Maison du Roi)

2020년 새벽, 왕의 집, 브뤼셀시립박물관

 

시청사 바로 맞은편에는 '왕의 집'이라 불리는 건물이 있습니다.

현재는 브뤼셀시립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아주 예전에 이 곳은 빵을 사고팔던 빵시장이었죠. 

 

13세기에 와서야 지붕이 있는 빵가게가 들어서기 시작했고, 

15세기에는 공작이 이곳에 행정건물을 지었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공작의 집'이라고 불렸었는데,

후에 그 공작이 스페인의 왕이 되면서 '왕의 집'으로 명칭이 변경되었죠.

 

이 건물은 16세기에 들어와 카를 5세의 명령에 의해 다시 지어졌습니다. 

그 건물은 불타서 다시 18세기에 클래식 스타일로 지어졌다가,

19세기 말에 브뤼셀 정부가 이를 사들여 복원하고자 했는데, 

건물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헐어버리고, 현재의 후기 고딕 양식의 모습으로 다시 지었죠.

 

브뤼셀시립박물관에서 바라본 시청사

 

박물관은 브뤼셀의 역사와 주요 산업 등을 잘 알려주고, 

오줌싸개 동상의 원본을 포함한 여러 전시품도 있고 하니,

브뤼셀을 방문하시는 분이라면 꼭 이 박물관도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3. 길드하우스 

 

길드하우스, 브뤼셀 그랑플라스

 

그랑플라스에 있는 집들 중에는 개인 소유의 집도 있지만,

대부분은 길드하우스입니다. 

 

길드란 상인과 장인이 합쳐 만든 조합으로, 

벨기에가 유럽의 상업 중심지로 번성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길드 때문이죠.

 

그랑플라스에는 길드하우스가 굉장히 많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쉽게 구분하기 위해 당시 사람들은 각 건물마다 별명을 붙여 불렀습니다. 

 

1번지-7번지 (시청 오른편)

7 6 5 4 3 2 1
여우 늑대 가방 수레
수레공길드
스페인의 왕
잡화길드 선원길드 궁수길드 목수길드 제빵길드

각 길드하우스의 이름은,

길드하우스 입구에 있는 조각품이나, 벽면에 써진 글씨,

꼭대기에 있는 조각상 등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8번지-12번지 (시청 왼편)

12 11 10 9 8
타보르 산 장미 황금나무 백조
개인소유 개인소유 맥주길드 정육점길드 법무관의 집

 

맨 오른쪽에 있는 작은 집은 '별의 집'이라고 불리는데, 

예전에는 2층에 시청과 연결된 통로가 있었다고 합니다. 

 

또, 건물 아래가 현재는 회랑으로 되어있고 거기엔 에버라드 세르클라에스의 동상이 있죠.

사람들이 꼭 지나가면서 만지는 동상이에요. 

만지면 행운이 찾아온다거나, 브뤼셀에 다시 올 수 있다거나 하는 속설이 있죠.

 

이분은 1300년대의 브뤼셀 성벽(펜타곤)을 쌓고, 브뤼셀을 잘 이끌고 지켜낸 인물입니다. 언젠가 말을 타고 성 바깥 순찰을 돌다가 적군에게 잡혀 혀를 뽑힌 채로 시내로 보내졌다고 합니다.

 

가장 역사적인 장소는 아무래도 9번지 '백조의 집'인데요.

가까이 가보면 위 사진과 같은 문패가 붙어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여기가 바로 1848년도에 칼 마르크스가 공산당 선언을 작성한 곳이고,

훗날에는 벨기에 노동당이 창설된 곳이기도 합니다. 

 

 

13번지 - 19번지 (브라방트 공작관)

19 18 17 16 15 14 13
증권거래소 언덕 주석냄비 풍차 La Fortune 은둔자 명성
개인소유 조각가, 석공업자길드 달구지목수길드 제분업자길드 무두장이길드 카페트길드 개인소유

이 건물은 브라방트 공작관이라고 불리는 건물인데, 사실은 서로 다른 7개의 집이 합쳐진 건물입니다. 

파사드(건물의 전면부)만 하나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죠.

건물 중간에 진열된 흉상이 역대 브라방트 공작이라 브라방트 공작관이라고 부릅니다.

현대에는 벨기에 왕의 후계자가 브라방트 공작 작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20번지 - 28번지 (왕의 집 오른편)

28 27 26 25 24 23 22 21 20
황금상인 비둘기 황금보트 천사 요셉과 안나 사슴
개인소유 화가길드 재단사길드 개인소유 개인소유 개인소유

여기서 가운데 집이 이웃집들에게 우리도 브라방트 공작관처럼 하나의 파사드를 만들자고 요청했는데,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이 집들 중 가장 유명한 건 아무래도 26-27번지인데, 

한 때 프랑스의 유명 작가 빅토르 위고가 살았던 곳입니다.

이곳에 살면서 영감을 받아 레미제라블을 썼다고도 하죠.

실제로 레미제라블의 출판은 파리보다 브뤼셀에서 1년 먼저 되기도 했습니다. 

 

 

34번지 - 39번지 (왕의 집 왼편)

 

39 38 37 36 35 34
나귀 성 바바라 작은여우, 사마리아인, 오크나무 공작새 헬맷
개인소유 개인소유 개인소유 개인소유 개인소유

 

위 길드하우스의 건물 어딘가에는 숫자가 쓰여있는데, 

이는 건물이 지어진 날짜로, 모두 1695년도 이후를 나타냅니다. 

 

길드하우스들은 이미 15세기 혹은 이전부터 존재했었으나, 

1695년도에 프랑스에서 군대가 쳐들어와 브뤼셀의 3분의 1을 폭격으로 날려버린 적이 있는데,

그때 그랑플라스의 길드하우스도 전부 불타버린 것이었죠. 

 

그러나 당시 브뤼셀 길드의 재력은 엄청났던지라 

불과 5년 만에 현재 우리가 보는 이 모습으로 

그랑플라스를 다시 만들어 낸 겁니다. 

그러다 보니 당시에 유행하던 후기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지게 되었죠. 

 

 

 

 

 

Posted by BeYale